회중시계는 소설 전체에서 여러 층위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 개인적 기억과 회상의 계기
- 시계는 이인국이 제국대학 졸업 때 받은 영예품으로, 과거(일제 시절의 출세·안정기)를 환기시키는 매개입니다. 현재 그가 시계를 볼 때마다 일제, 소련 점령기, 전쟁 등 삶의 굴곡이 회상으로 떠오르며 서사의 회상 장치 역할을 합니다.
- 연속성·생존의 징표
- 여러 격변(일제·해방·소련·미국) 속에서도 유일하게 남아 있는 물건으로서, 그의 생존과 적응력을 상징합니다. 곧 “시류에 편승해 살아남은” 인물의 삶을 시계가 체화하고 있습니다.
- 신분·체면과 물질적 가치의 상징
- 금회중시계는 단순한 실용품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자부심의 표상입니다(제국대학 수상, 이름 각인 등). 소유욕과 체면을 통해 인물의 물질적·형식적 가치관을 드러냅니다.
- 시간(역사)과 도덕성의 대비
-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가리키지만, 이인국의 도덕적 태도는 시간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따라서 ‘항상 제시간을 가리키는 시계’와 ‘원칙 없이 시대에 맞춰 변절하는 인간’ 사이의 아이러니를 형성합니다.
- 내적 갈등과 정체성의 표면화
- 시계가 보여 주는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처세술은 이인국의 자기합리화와 부끄러움(또는 부끄러움의 결여)을 드러냅니다. 동시에 시계를 뺏기거나 회상하게 되는 사건들은 그의 위기 순간들을 상징적으로 연결합니다.
- 서사적·구조적 기능
- 작품의 타임 몽타주(회상 교차)에서 시계는 과거·현재를 연결하는 촉매로 작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변화를 시간 축 위에서 명확히 인식하게 합니다.
요약하면, 회중시계는 이인국 개인의 기억과 정체성을 담는 물건이자 사회적 지위와 물질주의를 보여 주는 상징이며, 시간(역사)과 도덕적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장치로서 작품의 주제(기회주의적 처세와 그에 대한 풍자)를 강화하는 핵심적 상징입니다.
참고 자료